2019. 9. 3. 18:38ㆍArtist's Alock/의지 다지기
안녕하세요.
저는 '색감 페이스북'과 '색감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사람입니다.
동시에 브랜드 만드는 일도 하고 있어요.
항상 고민이에요.
"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 직업으로 가능한가
나는 이런 창작하는 일을 해도 되는 사람인가
언제까지 이일을 할 수 있을까
창작은 왜 이리 힘든가
나만 힘든가
혼자 이런저런 생각 하다가
나보다 먼저 이런 일을 하시는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무라카미 하루키' 입니다.
40여 년 동안 글을 쓰며, 현재도 작가(창작자)로 활동하고 계시지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책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혼자 방에 틀어박혀 '이것도 아니네, 저것도 아니네' 하고 오로지 문장을 주물럭거립니다.
책상 앞에서 열심히 머리를 쥐어짜며 하루 종일 단 한 줄의 문장적 정밀도를
조금 올려본들 그것에 대해 누군가 박수를 쳐주는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 "잘했어, 잘했어" 하고 어깨를 토닥여주는 것도 아닙니다.
한 줄의 문장에 대한 완성도를 위해 몇 시간을 생각하고
머리를 쥐어짜도 아무도 박수 쳐주지 않는 일.
무언가 저의 일과 닮아 있었습니다.
색감 inspicolor를 운영하며
만약 박수받는 것만 원했다면
이렇게 6년 동안 운영하지는 못했을 거예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말합니다.
"책이 나왔을 때, 그 한 줄의 문장적 정밀도를 주목해주는 사람이라고는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을지도 모릅니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바로 그런 작업입니다.
엄청 손은 많이 가면서 한없이 음침한 일인 것입니다."
내가 고심해서 완성도를 높였던 부분을
알아주지 못할 수도 있다,
알아주는 사람이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을지 모른다.
너무나 와 닿았습니다.
엄청 손은 많이 가면서, 한없이 음침한 일.
그래서 제가 그렇게 가끔씩
색감 구독자님들과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이벤트를 하나 봐요.
궁금하거든요. 색감이, 그리고 색감제품이
우리 구독자님들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읽으며
창작이 왜 이리 고통스럽고 힘든지
조금은 의문이 풀렸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의문
'언제까지 이일을 할 수 있을까'
'창작자에게도 수명이 있을까'
무라카미 하루키는
책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소설가는 다른 업종에서 어느 날 천재적인 인물이 훌쩍 찾아와 소설을 쓰고
그것이 평론가나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베스트셀러가 된다고 해도
그리 놀라지 않습니다.
위협을 느끼거나 하는 일도 거의 없어요.
진짜 그런가.
나였으면 너무 샘나고 짜증 날 것 같은데.
저는 경쟁자의 등장을 항상 두려워했어요.
'나와 비슷한 컨셉의 누군가가 등장하면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컨셉을 생각해냈다는 것은 그만큼 생각도 많이 하고 똑똑하다는 것 아닐까.'
'그때 난 어떡하지.'
사실 지금 보면 웃긴 생각들인데,
그때 당시는 진지했어요.
예를 들면 색감과 비슷한 컨셉의 무언가가 나왔다고 하면
당연히 색감을 참고해서 카피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저는 혼자 '굉장한 사람이 나타났어' 하고 긴장했던 것이지요.
그때 당시는 알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알게 되었지요.
다시 돌아와서,
하루키는 왜 위협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책의 내용을 볼까요.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이 소설을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써내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는 것을 소설가는 잘 알고 있거든요."
"내가 본 바로는 그런 두뇌의 명석함만으로 일할 수 있는 햇수는 기껏해야 십 년 정도입니다."
아 그런 것이었구나...
꾸준함, 지속성.
소설을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내적인 충동.
장기간에 걸친 고독한 작업을 버텨내는 강인한 인내력.
이건 소설가라는 직업인의 자질이자 자격이라고 딱 잘라 말해버려도 무방할 것입니다.
소설가의 자질이자 자격.
이것 아니면 안 되는, 이것이어야 나를 살게 하는 어떤 것.
장기간에 걸쳐서 이루어지는 일이어도 버텨낼 수 있는 강인함과 인내력.
소설 한 편을 쓰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뛰어난 소설 한 편을 써내는 것도 사람에 따라서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중략)
그러나 소설을 지속적으로 써낸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써낸다.
저는 항상 '나는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만 생각했습니다.
창작자의 수명을 생각하기 이전에,
혹은 생각하면서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나만의 것.
이것 아니면 안되는 무언가, 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색감 inspicolor를 오래도록 하고 싶어요.
운영을 잠깐 멈추었던 적도 있지만,
오래오래 하고 싶어서 잠깐 숨을 골랐다고 생각합니다.
발자국 자국 꾸욱 눌러가면서 우리 색감구독자님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함께 살아가요. 함께 늙어가요.
글을 마칩니다.
_
참고문헌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저
[현대문학]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COUPANG
www.coup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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