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생각들 정리 및 근황이야기 (20년 11월)

2020. 11. 8. 05:16인간 이주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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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새벽.


에 깨어 있던 때가 언제였지, 기억나지 않을정도다. (오늘, 오랜만에 새벽시간을 즐기고 있군요) 이런 내가 스스로 아쉬우면서도 즐겁다. 아쉬운 점은 색감 구독자님들과 멀어졌다는 생각이 들어서고, 즐거운 점은 해가 떠있을 때 활동하게 되니, 사람들과 실제로 만나서 교감하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이다.

 

 

2.생각하는 시간


을 가진 적이 언제였나 생각해보았다. 해가 뜨면 눈을 떠 회사에 출근한다. 해가 질 때 쯤 퇴근해 집에 간다. 밥을 먹고 몇시간 후면 졸립다. 자야할 시간이라 자는 게 아니라 졸리웁다. 졸려서 자고, 회사 가기위해 눈을 뜬다. 생활의 반복속에 혼자만의 생각은 줄고, 루틴이 생겼다. 신기한건 이 생활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브랜딩 회사를 운영하는 8년동안, 색감을 운영하는 6,7년동안 생각속의 생각을 살았다. 지금은 그냥 산다. 살만하다.

 

 

3.노래듣는 걸 참 좋아했었구나.


작업하는 동안 항상 음악을 들었다. 좋아하는 영화ost를 들으며 일을 하면, 잔잔하니 마음이 차분해지며 뇌는 빠르게 돌아갔다. 그 아이러니함이 좋았었나보다. 몸은 정적이지만 정신은 동적인, 빠르게 돌아가는 뇌와 느긋하게 축처진 몸. 게을러 보이는게 좋았고, 한량처럼 보이길 원했다. 누구보다 빠르게 재미있는 것들을 시도했지만 저 아이는 언제 저런걸 다 준비했대.. 소리를 듣는게 좋았다. 암튼 요즘은 그 좋아하던 노래 들을 시간도 없다. 회사에 가면 회사 일만 한다. 퇴근하면 졸려서 잠을 잔다. 노래가 나를 찾아오기 전까진 나는 노래를 찾지 않았다.

 

 

4.색감구독자님들의 사연을 듣고 싶다는 생각.


물론 비대면으로. 우리 구독자님 하소연도 들어드리고, 일상의 언어들, 고민, 사소한 이야기, 자랑하고 싶은 것, 나에게 궁금한 것, 나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들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듣고 싶기도 하고. 한번 쭈욱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예전 '색감고민상담소' 나 '색감관리자의 뇌를 팝니다' 때처럼 말이다. 이벤트 이름도 정했다. '색감사담소' 사담을 국어사전에 검색해보았더니, 두가지 뜻이 있었다. 첫번째 사담(私談): 사사로이 이야기함. 두번째 사담(卸擔): 짐을 내려놓음. 크으~ 얼마나 뜻이 좋은가. 짐을 내려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 사사로이 이야기 나눌수있는 공간. 색감사담소, 당장 프로그램 진행하고 싶어졌다. 사연을 글로 받고, 내가 그 글을 읽는다. 이게 끝이다. 그중에 내가 답하고 싶은 게 있으면, 답문을 보낸다. 어느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글을) 들어만 준다고 해도 기분이 나아질수 있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색감사담소에 보내온 글들을 다 읽고 싶다. 벌써 설렌다. 공간을 아예 만들까? 그것도 좋겠군.

 

 

5.부재중전화.


낮에 회사에서 업무를 보는데, 통화중이어서 못받은 전화가 있었다. 번호가 남아있어 검색해보니,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측이었다.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할 시기가 왔나보다. 작년인가 재작년처럼 티켓 보내주고 싶다는 연락일까. 그러면 우리 색감구독자님들에게 잘 나눠드려야지.

 

 

6.대표에서 직원으로.


브랜딩회사를 8년정도 운영했다. 남의 브랜드 만들어주는 것에 재미를 느끼지 못 해 내브랜드를 만들었다. 그것이 색감(@inspicolor)과 순간(@inspiamour)이다. 색감을 6,7년 운영했다. 대전의 회사를 나의 브랜딩 능력을 발휘하여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해서 지금 회사를 다니게 되었다. 대전의 한 수제맥주회사의 브랜딩 팀에서 일하고 있다. (대전의 수제맥주회사는 한군데 이기에 조금만 검색해보시면 제가 일하는 곳이 어디인지 아실수 있을거예요)(라고 해놓고 링크 남겨놓기 ㅎㅎ 나는 친절한 사람이니까, 우리 구독자에게만) 한 회사의 대표에서 수제맥주회사의 직원이 되는 경험. 즐겁다. 대표는 대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생각들이 있다. 놓치는 부분도 있다. 지금 회사를 다니면서 그 부분들을 채워나가고 있다. 직원의 눈으로 보는 회사와 회사 생활. 만족감이 크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합류한 이후 부터 회사가 대전 시민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 조만간 내가 브랜딩과 디자인에 참여한 수제맥주가 캔으로 출시되고 전국 편의점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다. 기대된다. 색감의 대표였다면 느끼지 못했을 기대감이다.

 

 

7.혼자하면 빠르고, 같이하면 머어어얼리 갈 수 있다.


예전엔 빨리 가서 먼저 도착해있는 것에 자부심이 있었다. 유행하는 노래 내가 먼저 발견해서 먼저 들었어. 흥행한 영화 나는 개봉날 봤어. 그거 상받을 줄 이미 알았어 등등. 빨리에 목숨걸었다. 그리곤 지쳐 잠이 들었다.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 천천히 꾸준히 나아간 사람들은 멀리 가있었다. 이 머어어얼리의 힘을 이젠 안다. 빨리 가면 그땐 기쁘지만, 멀리 가면 기쁠 틈은 없지만 더 넓은 세상과 더 많은 기회를 만나게 된다. 혼자만의 기쁨이 아닌 기회의 기쁨을 맛보는 게 더 좋다. 독서모임 운영진을 하면서 깨닫는 게 많다. 요즘 대전의 독서커뮤니티 맥키스살롱의 운영진으로 활동중이다. (저를 만나고 싶으신 분은 맥키스살롱 독서모임 신청하세요) 운영진이 나까지 총3명인데, 나를 제외한 2분에게 배우는 점이 너무나도 많다. 우리는 멀리 갈것이다. 살롱문화의 한 획을 그을것이다. 멀리갈 독서모임에 내가 운영진으로 참여하게 되어 참 좋다.

 

퇴근길에 미국같이 나와서 찍은 사진 (제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