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22. 02:27ㆍ색감inspicolor 관리하는 사람/색감 컬러 팔레트
시작은 해남이었다.
요즘 오프라인 행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던 내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많은 장소들도 가보면서
이 시점에 한번 생각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났다.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가
문득 해남을 가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거기 땅끝마을 해남 맞음)
페이스북 개인계정에 해남을 가야겠다, 는 글을 쓰고
기차를 예매하고 잠이 들었다.
여기서 잠깐,
대전에서 해남을 가려면
기차를 타고 광주에 가서
광주에서 버스로 땅끝마을 터미널로 가야한다.
대전에서 광주까지 버스를 타고 가도 된다.
대전에서 광주까지 3시간,
광주에서 해남까지 3시간.
다음날이 되었고,
해남을 가려고 호기롭게 나와
기차를 타고 가다가
굳이 내가 해남 거기 땅끝까지 갈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났다.
3시간 기차를 타니 답답하고
허리도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멈춘 기차.
광주송정역.
내려서 송정역 사진을 찍고 보니.
"여기다"
하는 느낌이 왔다.
일단 광주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 여보세요. 무슨 일이니?
나: 응, 나 광주 왔어.
친구: 광주? 갑자기?
나: 응, 그러니까 그게 내가 요즘에 생각이 많아... 온라인만 하다가 오프라인 하려고.....
그러다가 새벽에 해남을 가려고 기차를 예매해서 대전에서 출발을 했는데...
허리가 아프고... 해남 가려면 아직도 세 시간 더 가야 되고......
친구: 밥은 먹었어?
나: 아니
친구: 일단 밥 먹자. 나 있는 데로 와.
친구가 있는 곳으로 가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예전과는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프라인 행사 및 로컬 문화 기획의 눈으로 광주를 바라보니
예전에 방문했던 그 광주가 아니었다.
전에도 친구와 양림동에 간 적이 있다. (올해 7월쯤)
(증거 게시물)
그때는
펭귄마을이 있네.
신기하다,
요정도 였는데.
지금은 다르다.
예를 들면,
'
펭귄마을, 이름도 예쁘군.
사람들이 보러 오겠지.
근처에 양림동 근대역사 문화마을이 있네.
각종 문화행사도 많이 하는군.
사람들이 보러 오겠지.
그럼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르겠지.
주변에 예쁜 카페가 많네.
많을 수밖에 없구나.
양인제과 라는 빵집이 유명하네.
빵도 맛있군.
먹다 보니 목이 마르네.
그 옆에 육각커피에서 차 한잔 할까.
알고 보니, 양인제과와 육각커피는 같은 회사에서 운영하는구나.
기획된 브랜드일까.
두 가게 모두 인테리어도 예쁘고, 로고도 예쁘다.
양인제과 주소 설명에 '육각커피 옆'
육각커피 주소 설명에 '양인제과 옆' 이라고 써놓았네.
서로 시너지가 나겠구나.
'
이런 식이다.
친구와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말했다.
"나 양림동을 가봐야 되겠어."
"내 눈으로 하나씩 모두 다 보고 올게."
그렇게 시작된 양림동 투어.
지금부터 제가 찍은 사진들을 공개할게요.
양림동의 어원부터 보자.
(나는 브랜드 만드는 사람이니까, 어원이 중요함)
양림= 양촌과 유림의 합성어.
양림은 버드나무 숲으로 덮여있는 마을 이란 뜻이다.
다니다 보면 이렇게 옛날 가옥을 개조한 카페들이 많다.
햇살 내리쬐는 가을날 저런 곳에 누워서 하늘 바라보고 싶어서 찍어보았다.
걸을 준비 완료.
이날 세 시간 넘게 양림동을 싸돌아다녔다.
색감 컬러 팔레트 공개!! (양림동 컬러 팔레트, inspicolorpalettes)
붉은 벽돌의 색깔은 언제 봐도 예쁘다.
저 연두누런빛 나는 나무 창틀의 색도 예쁘고, 벽돌과의 색 조화가 너무 아름다워 찍었다.
어느 카페 앞에 놓인 의자였는데,
아마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한 번씩 사진을 찍고 가지 않았을까 추측하면서 나도 찍었다.
우일선 선교사 사택이다.
예전에 상해에서 살 때, 프랑스 조계지 주변의 건물들을 바라보는 것을 너무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저 벽돌 색깔 때문이었다.
이번에 광주에서 저 회색누런거무칙칙 벽돌색을 다시 볼 수 있어 반갑고 좋았다.
최승효 가옥 가는 길에,
왼쪽 벽돌, 아래 깔려 있는 벽돌, 오른쪽 벽돌 색의 조화가 아름다워 사진으로 남겼다.
이 날은 하늘도 참 맑았다.
광주 민속자료 제1호 이장우 가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옛사람들은 이런 집에서 살았겠지.
어떤 기분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항상 새소리가 났을까
비가 오면 빗소리도 들릴까
겨울엔 추울까, 여름엔 덥겠지.
방문을 열면 정원이 있으니 액자가 필요 없을 거야.
매일 흙을 밟는 기분은 어떨까.
광주 민속자료 제1호 이장우 가옥이다.
오프라인에 꽂혀 있는 요즘이라,
한번 평소 보지 않는 시선으로 이 집을 바라보았고, 사진으로도 남겨보았다.
오웬 기념각에서도 시간을 많이 보냈다.
건물이 상당히 예뻤고, 하늘을 함께 담고 싶어 사진으로도 남겨보았다.
오웬 기념각이다.
컬러 팔레트 오른편에 뽑아 놓은 색깔들을 참 좋아한다.
보고 있으면 평온하다.
약 400년 된 호랑가시나무가 있다고 해서
보고 왔다.
(호랑가시나무는 내가 좋아하는 나무 중 하나이다. 잎이 예쁘다. 궁금하신 분을 위해 링크 준비 => 호랑가시나무 란)
저 벤치 바로 앞에 400년된 호랑가시나무가 있었다.
벤치에 앉아 한참을 바라보았다.
나무는 모든 걸 알고 있겠지.
400년 동안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
친구가 저녁 먹자고 해서 돌아가는 길에
양림동 골목을 찍어보았다.
원 모어 띵 선물.
녹슨 것에도 녹슨 이유가 있다.
낡은 것, 늙은 것,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존경심이 생기는 요즘이다.
Classic이 좋다, 요즘엔.
자연스러움이 좋다, 요즘엔.
이야기를 정리해보자.
On에만 집중해오던
(온라인 쇼핑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색감 inspicolor 관리자가
색감 구독자님들과의 소통에 목마름을 느꼈고,
그것에 대한 답은
Off라는 결론을 내렸다.
오프라인 행사, 로컬 문화 기획 등
다양한 이벤트로 색감 구독자와의 만남을 가지려고 준비하던 중
머리가 너무 아파 떠나게 된
해남 여행.
해남을 가지 않고, 너무나 즐겁게 즐긴 해남 여행,
에 대한 글은 여기서 마친다.
해남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광주에도 오지 못했고
양림동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었을 것이다.
대구와 서울에 거주하시는 구독자님들이
색감티타임도 신청해주셨다.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도.
끝.
_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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